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중의 한명이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면 잡스가 매번 자신감이 넘치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세계의 컴퓨팅과 모바일, 심지어 음반영역까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애플의 새제품이 세상에 가져다 줄 충격에 발빠르게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렇게 영향력이 있는 분의 한마디 발언에 또 세계가 뒤숭숭해졌습니다. "Adobe사의 Flash는 완벽한 애플의 기기들을 자꾸 죽게 하는 주범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죠. 심지어 "Adobe는 게으르다"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것도 가히 충격을 가져다 줄 iPad의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end-user들에게 기쁨과 동시에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선택을 서슴치 않고 했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이 믿는 구석은?
바로 HTML5입니다.
거기다가 예전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거듭난 구글까지도 HTML5를 지원하는 YouTube 버전을 내놓으면서 애플의 주장을 밀어주는 격이 되었습니다.
애플이 거대한 힘을 키우면서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외부 기술들에 불만이 있었는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새로운 표준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일종의 이 바닥에서 잘 알려져 있는 힘있는자만의 방법이죠.
그럼 어도비가 게을렀는가? 게을렀다면 아마 요즘과 같은 전세계의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 플래시를 사용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거기다가 실버라이트(Silverlight)와의 경쟁을 통해서 더 열심히 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고대하는 HTML5의 표준은 아주 빨라야 2012년(세상의 종말?)이 되어야 완성될 수 있는 기술이고 또한 그들이 HTML5를 강하게 밀어붙이지만 HTML5가 완전히 미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최강자가 된 애플이 다른 '파트너'들과 자신의 '방애물'을 없애려고 하는 수단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게 만듭니다.
애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현시점에서 일부 제품들에서 HTML5 기술의 채택을 어느정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Vimeo, Dailymotion그리고 유튜브가 HTML5 비디오 기술을 응용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론칭했습니다. 비록 아직 초보단계지만 작동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의 Mac OS X, 아이폰 OS그리고 사파리 브라우저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Chrome OS, 크롬 브라우저, 그리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에서 풀스크린 HTML5 동영상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현재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웹브라우저에서 모두 제각각의 표준을 가지고 지금까지 발전하지 않았던가요? 엉망진창의 기술덕택에 웹 서비스를 내놓을 때, 늘 브라우저마다 지원하도록 각각의 코딩을 해줘야 하죠. HTML5가 나타나면 모두 완벽히 표준을 따를까요? 그것이 일단 궁금합니다.
그리고 현재로썬 플래시외에 다른 더 좋은 대안이 있을지도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고 어도비의 플래시가 HTML5를 배척하는 것도 아닌 서포팅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어도비(ADOBE)의 주장
이런 상황에서 어도비의 CTO인 Kevin Lynch가 잡스의 주장과 어도비 플래시의 미래 등에 관련해서 어도비 공식 블로그에 글을 남겼답니다. Kevin은 현재 웹상에서의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오디오, 풍부한 인터랙션, 임의의 폰트, 양자간 오디오/비디오 커뮤니케이션, 로컬 저장소, 혁신적인 비디오 전달 등 기술에서 플래시 기술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HTML 기능이 추가된 Flash는 상당히 높은 채택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 웹 사이트의 85% 이상에서 Flash 컨텐츠를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의 98% 이상에서 Flash가 실행되고 있습니다. Flash는 웹상의 대부분의 캐주얼 게임, 비디오 및 애니메이션에 사용되고 있으며 Nike, Hulu, BBC, Major League Baseball 등 유명 브랜드에서 Flash를 사용하여 10억 이상에 달하는 전세계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Kevin은 또한 Flash의 미래에 있어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 PC 외에도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고 있으며, 많은 수의 디바이스가 인터넷 검색에 사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컨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제작자와 사용자는 PC에서 Flash를 통해 얻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경험, 즉 원활하고 일관되며 풍부한 경험을 디바이스에도 동일하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Flash 엔지니어링 팀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Flash Player를 철저히 분석해 왔다고 합니다.
그는 또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잡스가 어도비가 게으라다고 주장하는 것에 반격을 가하는 셈인가요?) Adobe는 시장 선도적인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용 Flash Player 10.1을 선보이려고 한답니다. 이러한 제조업체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넷북, 인터넷 TV 등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Google의 Android, RIM의 Blackberry, Nokia, Palm Pre, 기타 업체들이 있습니다. Flash를 통해 고객은 전체 웹을 검색할 수 있으므로 브라우저에서 Flash를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디바이스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하네요. 이는 사실상 오픈 스크린 프로젝트(Open Screen Project)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Adobe는 50여 이상의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최근 선보인 구글 넥서스원(Nexus One)은 Flash Player 10.1을 통해 탁월한 브라우저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Apple 디바이스에서 실행 중인 Flash는 어떨까요? Adobe는 Flash 기반으로 iPhone용 독립 실행형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함으로써, Flash 기술은 이러한 디바이스에서의 사용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애플리케이션 중 일부는 FickleBlox, Chroma Circuit과 같은 Apple App Store(앱스토어)에서 이미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 동일한 솔루션은 iPad에서도 작동될 것이라고 합니다. Adobe는 이러한 디바이스의 브라우저에서 Flash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이제 Apple에서 사용자를 위해 이를 허용하는 것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Apple은 지금까지도 어도비의 이러한 협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Kevin은 주장했습니다.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Flash에 대한 요구 사항을 대신하게 될 것으로 HTML이 꼽히고 있는 데, 특히 최근 개발된 HTML 5 버전이 출시되면 그 움직임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도 한 기술이 다른 한 기술을 대체하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Adobe는 HTML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HTML이 진화를 거듭할수록 Adobe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HTML이 Flash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Adobe는 많은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지만, 사실상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비디오 부문의 경우 현재 웹상에 있는 비디오의 75% 이상에서 Flash가 사용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브라우저 간 포맷 통일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사용자와 컨텐츠 제작자는 비호환성이라는 문제를 안게 되고 결국 HTML 비디오 구현은 어두운 뒤안길에 남겨질 것이라고 Kevin은 말했습니다.
그는 또 HTML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Flash의 생산성과 표현 기능은 웹 커뮤니티에서 가희 독보적이라고 말햇습니다. Flash 팀은 지난 십여 년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경험을 구현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욱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은근히 잡스의 발언을 견제하려고 하는 듯해보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는 Flash와 HTML이 결합되면 최고의 기술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누구나 웹상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여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인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이디어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사용자가 선택한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서로 인터랙션할 수 있는 개방된 에코시스템과 자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오픈 액세스 모델은 가장 효율적인 모델로 그간의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계속해서, 이와 반대로 폐쇄 모델에서는 사용자가 개별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보거나 승인 및 거부할 수 있는 사항을 제조업체에서 결정하려고 했습니다. 웹은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일관되게 액세스할 수 있는 개방된 환경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애플의 제품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이튠즈도 좋고, 아이팟 터치도 1세대부터 사용해봤고, 아이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기도 했죠. 더군다나 앞으로 iPad가 한국에서 출시되면 아마 줄서서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현재 흔하디 흔한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기로 한다는 결정이 있는 한 조금 더 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한가지가 생각나는데, 애플이 매킨토시로 돈을 엄청 벌어들이고 있을 80년대 후반, 잡스는 지금보다 더 큰소리를 치고 다녔는데 결국 애플이 불행한 운명을 맞이했었죠. 물론, 그때의 애플가 지금의 애플은 차원이 다르죠. 다만, 애플이 전철을 밟지 않고 정말로 좋은 제품만 만들어 나가는 그런 회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어제 MBC FM4U 라디오 채널에서 배철수씨가 한 말이 문뜩 기억이 나네요. 한 청취자가 배철수씨에게 "만약 비틀즈가 요즘 살아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자 배철수씨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세상은 그대로 돌아갈 것이다. 왜냐면 요즘 세상은 하도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개인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어디까지나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잡스와 애플이 업계에 혁명을 불러오지만 어디까지나 한개의 기업인 것만큼,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고 고객들이 하나의 표준만 따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유아독존식의 주장으로 비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끝내려고 하는데, 또 한가지 재미있는 일이 기억나네요... 오늘 우리 회사에 프로그램 분석기로써 아주 유명한(우리 동네에서는 다 안답니다) Coverity라는 회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컨설턴트가 왔습니다. 그분은 Coverity사가 만든 Prevent라는 제품이 전세계에서 프로그램 버그 디텍터로써는 1위이고 미국의 보잉, MS, 한국의 삼성, LG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영원히 가장 정확한 답을 찾아줄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여건만 된다면 Prevent 제품 이외의 다른 제품을 모두 사용해서 최대한의 버그를 사전에 잡앚는 것이라고 말씀하더군요.
정말 궁금하네요...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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